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중앙시장 완전정복 가이드 (신당역, 연해장, 후기)

by ks190003 2025. 4. 26.

 

서울 한복판, 익숙하면서도 낯선 골목이 있다.
신당역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도착하는 그곳, 중앙시장.
지나가다 보면 ‘그냥 시장이겠지’ 싶지만,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평범하지 않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어느 날, ‘연해장’이라는 이름을 들었다.
시장 안 어딘가에 숨어 있는 맛집이라는데,
그 말을 듣고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중앙시장 탐방, 지금부터 천천히 얘기해보려 한다.

신당역에서 중앙시장까지, 그 골목의 온도

지하철 신당역 1번 출구.
여느 서울 지하철역처럼 바쁜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출구를 나와 5분 정도만 걸으면 공기가 조금 달라진다.
어수선함 대신 따뜻한 소리와 사람 냄새가 난다.

중앙시장 입구는 겉보기에 그저 오래된 시장 같다.
간판들은 오래되어 색이 바랬고,
가게 앞에는 채소박스, 플라스틱 의자, 그리고 손님이 뒤섞여 있다.

그런데 그 풍경이 전혀 지저분하거나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정겹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아, 이건 그냥 시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구나.’
그렇게 골목 하나하나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골목 안은 생각보다 깊고 넓었다.
반찬가게, 생선가게, 옷가게, 심지어 다리미도 파는 곳까지.
딱히 뭘 사지 않아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상인들은 바쁘면서도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었고,
어르신들은 익숙한 듯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연해장을 찾기 위해 조금 헤맸다.
간판이 크지 않아 잘 안 보인다.
하지만 냄새와 사람들 따라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
그게 시장이다.

연해장, 조용하지만 강한 한 끼

연해장은 시장 안쪽, 휘어진 골목 모퉁이에 있다.
간판은 작고, 내부도 크지 않지만
그 안은 따뜻하고 바쁘다.

점심시간을 조금 지나 도착했는데
이미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계산을 하고 있었다.
다들 표정이 좋았다.
“맛있다”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제육쌈밥정식과 고등어조림정식을 시켰다.
제육은 적당히 매콤했고, 불향이 은은하게 돌았다.
밥에 싸 먹으면 자극적이지 않고 딱 좋았다.
고등어조림은 생각보다 부드러웠고, 간이 잘 배어 있었다.

특히 좋았던 건 밑반찬.
김치, 나물, 무생채, 계란찜까지
하나같이 간결하고 깔끔했다.
시장이라는 분위기와 딱 어울리는 맛이었다.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며 챙겼다.
“된장찌개 간은 괜찮으세요?”
“반찬 더 드릴까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졌다.
이건 단순한 식당이 아니었다.
‘정이 있는 식당’이었다.

중앙시장, 꼭 알아야 할 팁과 마무리 소감

중앙시장을 가려면 일단 아침에 가는 걸 추천한다.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
그 시간이 가장 한가롭고 여유 있다.
연해장도 그 시간대가 대기 없이 들어가기 좋다.

그리고 미리 지도를 한번 보고 가는 게 좋다.
골목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길을 잘못 들기 쉽다.
하지만 그런 길치마저 반기는 게 바로 이 시장이다.
헤매다 보면 오히려 더 재미있는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주차는 어렵다.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게 훨씬 편하다.
신당역 1번 출구만 기억하면 된다.

시장에 들어설 때는
‘무언가를 사겠다’는 마음보다
‘그냥 둘러보자’는 마음이 더 어울린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무언가를 손에 들고 있고,
따뜻한 국물로 위장이 풀리고 있다.

결론

중앙시장은 여전히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이다.
그리고 연해장은 그 시장을 대표하는 식당 중 하나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한 끼.
요란한 맛보다, 편안한 밥상이 그리울 때
신당역에서 시작되는 이 골목길을 꼭 한번 걸어보길 바란다.